"Ma musique est forcément politisée parce que je suis une femme qui parle de sexe."
"내 음악은 필연적으로 정치적이다. 섹스에 대해 말하는 여성이니까."

지난번 포스팅에서 Solann을 소개하면서 함께 넣었던 "Thelma et Louise"는 바로 Yoa와의 듀엣 곡이었다. 2025년, 프랑스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는 바로 Yoa(요아)다. 프랑스와 스위스 혈통의 26세 싱어송라이터인 그녀는 데뷔 앨범 《La Favorite》로 제40회 Victoires de la Musique에서 '스테이지 레벨레이션'(Révélation scène) 상을 수상했다. 정신건강, 성폭력, 그리고 우정에서 겪는 배신까지―그녀는 Z세대가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노래한다.
연극 무대에서 베드룸 팝까지, Yoa의 여정
Yoa의 본명은 요안나 볼즐리로, 1998년 12월 24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스위스 쥐라 지방 출신 아버지와 카메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파리 6구 생제르맹데프레의 부유한 동네에서 자랐지만, 집안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다. Yoa는 7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원래는 배우가 되고 싶어 영어나 예술, 문학을 전공한 뒤 연극을 공부했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자신이 공동 집필하고 연출한 연극 《Régime soupe aux choux : mode d'emploi》를 파리의 레 데샤르저 극장에서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연극계에서 겪었던 차별에 대해 털어놓은 적이 있다. 메티스(혼혈)로서 백인 중심의 파리 예술계에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던 것.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침실에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2021년 10월에는 첫 EP인 《Attentes》를 발표하며 음악가로서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Le collectionneur" — 가해자에게 보내는 편지
앨범 《La Favorite》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트랙은 단연 "Le collectionneur(수집가)"다. 이 곡은 Yoa가 과거 겪었던 성폭력 경험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가사 중 가장 날카로운 대목은 가해자의 어머니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네 어머니가 널 본다면 뭐라고 했을까, 여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너를 말이야? 정말 자랑스러워했을까?" 곡은 마지막에 단호하게 선언한다. "Tu es celui qui viole(넌 강간하는 자야)." Yoa는 이 곡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 "원래 이 일에 대해 노래를 쓸 계획이 없었어요. 하지만 작년에 그 사건이 심리적 트라우마의 형태로 일상에 다시 떠올랐어요. 제 심리상담사가 글로 써보라고 권했죠. 트루빌의 에어비앤비에 이틀간 혼자 머물렀어요. 앉아서 쓰기 시작했고, 노래가 완성될 때까지 멈추지 않았어요. 가사는 그 이후로 한 번도 바뀌지 않았어요. 녹음도 바로 했고, 보컬 테이크 하나로 끝났죠."
앨범 《La Favorite》 추천곡
Matcha Queen (말차 퀸)
건강에 좋다는 말차를 마시며 ‘갓생’을 사는 척하지만, 속은 여전히 불안으로 가득한 현대인의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한 곡이다. 2024년 싱글로 먼저 공개돼 큰 사랑을 받았고, 이번 앨범의 핵심 트랙이기도 하다. Yoa는 여성의 경험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주제를 자신만의 씁쓸한 유머로 녹여낸다. “Tais-toi et danse 닥치고 춤이나 춰”라는 뜻의 후렴구는 언뜻 가벼워 보이지만, 여성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를 꼬집는다. 또 “Quelques traumatismes en héritage 유산으로 물려받은 몇 가지 트라우마”라는 구절은 세대를 이어 반복되는 여성의 고통을 한 줄에 담아낸다. 경쾌한 멜로디 속에 숨은 날카로운 메시지가 이 곡만의 매력이다.
Princesse chaos (카오스 공주)
이미 포스팅한 바 있는 Clara Luciani를 떠올리게 하는 라디오 친화적인 팝 트랙이다. 제목처럼 '혼돈 속의 공주'인 Yoa가 자신의 실패와 혼란을 놀랍도록 솔직하게 노래한다. 성숙함과 미성숙함 사이에서 고민하는 20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Yoa는 한 인터뷰에서 "많은 자기 분석을 거치면서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또 내가 가진 특권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곡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Z세대의 강한 회복력을 보여준다.
Contre-cœur (마지못해, 혹은 우정의 끝)
우정의 파탄을 다룬 가슴 아픈 발라드. 연인과의 이별보다 때로 더 고통스러운 것이 친구와의 결별이다.
Yoa는 이 곡에서 2015년쯤 자신의 모든 비밀을 알던 친구를 떠올리게 만든다. 프랑스어 'contre-cœur'는 '마음에 내키지 않게'라는 뜻이지만, 직역하면 '심장을 거스르며'가 된다. 이 이중적 의미가 곡 전체를 관통한다. 한때 가장 가까웠던 사람과 멀어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러나 깊은 슬픔으로 노래하는 이 트랙은 《La Favorite》에서 가장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곡이다.
La favorite (라 파보리트)
앨범의 타이틀 곡이자 마지막 트랙이다. Yorgos Lanthimos 감독의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서 영감을 받았다. 앞서 "Matcha Queen"에서 "트라우마를 유산으로"라 했던 Yoa는 여기서 "지성을 유산으로"라고 말한다. 시선이 바뀐 셈이다. 영화 속 두 여성, 레이첼 와이즈와 엠마 스톤처럼 ‘페이버릿’, 즉 총애받는 자의 자리는 늘 불안하다. 권력 게임에서 살아남으려면 때로는 조종도 하고, 연기를 해야만 한다. Yoa는 자신이 자란 환경—부유한 동네였지만 집세 내기도 빠듯했던 가정, 백인이 주를 이루는 곳에서 메티스로 살아온 경험—을 이 비유에 투영했다. 4분이 넘는 곡이 앨범 전체를 요약하면서도, 끝에는 희망과 체념이 뒤섞인 감정으로 마무리된다.
Nulle
앨범이 나오기 전에 먼저 공개돼 큰 화제를 모은 곡이다. 제목처럼 프랑스어로 ‘형편없는’, ‘0점짜리’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화려한 무대 뒤에서 느끼는 가면 증후군을 주제로 한다. 미니멀한 신디사이저 사운드 위에 "Je suis nulle(난 엉망이야)"라는 후렴이 무심하게 툭툭 던져지는데,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을 만큼 중독적이다. 자기비하마저 힙하게 풀어내는 Yoa 특유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트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