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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소네(이태리)

Emma Marrone 2025 산레모와 "Apnea"

by 빠리랑 2026. 1. 10.

Emma Marrone, 이탈리아 음악의 강인한 목소리

엠마 마로네(1984년생)는 이탈리아 풀리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다. 2009년 오디션 프로그램 'Amici di Maria De Filippi'에서 우승하며 데뷔했고, 이후 2012년과 2022년 두 번이나 산레모 음악 페스티벌에서 정상에 오르며 이탈리아 팝 음악계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2014년에는 이탈리아 대표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도 참가했다. 엠마의 음악은 강렬한 록 사운드와 팝 멜로디가 어우러진 독특한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의 목소리는 거칠면서도 감성이 살아 있고, 사랑과 이별, 자아 정체성,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강인함을 담은 가사들은 많은 이탈리아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10장이 넘는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꾸준히 성장해온 엠마는, 2025년에도 산레모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여전히 톱 아티스트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Apnea" - 2025 산레모 페스티벌 참가곡

 

2024년 12월에 공개된 ‘Apnea’는 Emma Marrone이 2025년 2월 산레모 음악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곡이다. 제목 ‘Apnea’는 이탈리아어로 ‘무호흡’을 뜻하며, 이 노래는 마치 숨을 참은 채 물속에 잠긴 듯한 감정 상태를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가사에는 관계 속에서 느끼는 질식할 듯한 감정이 바다와 익사라는 이미지로 담겨 있다. “Tu mi guardi e io affondo(넌 날 바라보고 나는 가라앉아)”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곡은,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 아래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화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반복되는 후렴구 “Trattengo il fiato, scendo giù(숨을 참고, 아래로 내려가)”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버티는 모습을 ‘무호흡’에 빗대어 표현한다. 그런데도 “Non voglio risalire(다시 떠오르고 싶지 않아)”라는 가사에서는, 고통스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복잡한 심리가 드러난다. 곡의 브리지에서 Emma는 “Sono apnea, sono il mare che non respira(나는 무호흡이야, 숨 쉬지 않는 바다야)”라고 노래하면서, 아예 자신을 그 감정 자체와 동일시한다. 이는 단순히 고통받는 존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강한 태도를 보여준다.

 

"Brutta Storia" 

 

이 곡은 미드템포 팝 발라드다. Emma의 힘 있는 보컬과 Juli의 섬세한 목소리가 대비를 이루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해 점점 현악기와 신스 사운드가 더해지면서, 감정이 서서히 고조되는 분위기를 잘 살렸다. 가사는 두 여성의 시선에서, 세대마다 겪는 '나쁜 관계'와 '상처받은 사랑'을 이야기한다. Emma는 인생 경험이 많은 여성의 입장, Juli는 젊은 세대의 감정으로 각자 아픔을 노래하고, 서로 다른 시기지만 비슷한 감정을 공유한다. 공식 뮤직비디오에서 Emma와 Juli는 각각 다른 공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결국 한 공간에서 만난다. 이 장면은 세대를 넘어선 여성들의 공통된 경험과 그에 대한 공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블랙 앤 화이트와 컬러 화면이 번갈아 나오며 과거와 현재, 상처와 치유라는 대비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연출했다.

 

Femme Fatale (팜므 파탈)

 

2023년에 발표된 이 곡은 Emma가 최근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을 잘 드러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중심에 두고, 여성성과 강인함, 유혹과 독립성이라는 상반된 주제를 다룬다.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와 록 요소가 어우러진 프로덕션 덕분에 현대적이면서도 Emma만의 강렬한 분위기가 살아 있다. 가사에서는 "나는 네가 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고 선언하며, 남의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여성을 그리고 있다. 특히, 후렴구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Emma의 파워풀한 보컬이 잘 어울리며,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 역시 인상적이라 이 곡이 더욱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Intervallo (인테르발로)

 

앨범을 감성적으로 마무리하는 발라드 곡으로, 인생의 막간에서 느끼는 고독을 담아냈다. 앞선 곡들이 화려하고 강렬한 분위기였다면, 이 곡은 엠마의 목소리와 절제된 악기만으로도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그녀의 진솔한 보컬이 한껏 드러나서, 가사를 모두 이해하지 못해도 목소리에서 전해지는 슬픔과 위로가 깊이 남는 명곡이다.